
[욜드(YOLD)=박정하 칼럼니스트] 우리는 무언가를 선택해 얻는 기쁨보다, 그 선택으로 잃은 것에 훨씬 더 민감한 존재로 생각한다. 또한, 인간은 언제나 ‘가지지 못한 것’에 더 집착한다. 결혼과 싱글의 문제를 떠올려 보면 이해가 쉽다. 싱글일 때는 자유롭지만 외롭고, 결혼을 하면 안정적이지만 자유가 그리워진다. 자유와 안정을 동시에 손에 쥐고 싶어 하는 순간, 선택은 고통이 된다. 결혼을 하면 싱글의 삶이 그리워지고, 이혼을 하면 미처 보지 못했던 결혼의 장점이 뒤늦게 떠오른다. 결국 어떤 선택을 하든 아쉬움은 늘 따라붙는다. 인생이 자주 ‘뒤늦은 후회’로만 채워지는 이유다.
직업 선택도 다르지 않다. 사회에 첫발을 내딛는 젊은이들은 흔히 연봉과 복지부터 계산한다. 그러나 선택의 진짜 무게는 내가 얻게 될 것보다, 그 선택을 위해 기꺼이 내려놓아야 할 것들에서 결정된다. 대기업의 안정과 높은 보상은 매력적이지만, 그 이면에는 거대한 조직의 일부로 살아가는 답답함이 있다. 반대로 스타트업을 택한다는 것은 안정과 예측 가능성을 포기하고, 불확실성과 성장의 고통을 감수하겠다는 뜻일 것이다. 두 세계의 장점만을 동시에 누리려는 마음은, 결혼의 안정과 싱글의 자유를 함께 가지려는 욕심과 닮아 있다.
전문직도 마찬가지다. 의사나 변호사의 높은 수입과 사회적 지위 뒤에는 십 년이 넘는 혹독한 수련과, 평생 한 분야에 머물러야 하는 제약이 있다. 이미 들인 시간과 노력이 발목을 잡아 다른 길로 방향을 틀기 어려워지는 것, 이것이 흔히 말하는 ‘매몰 비용’이다. 선택은 자유를 주는 동시에, 다른 가능성의 문을 조용히 닫아버린다.
인간은 선택한 것의 장점에는 금세 익숙해지고, 포기한 것의 단점에는 유난히 예민하다. 그래서 선택 이후의 삶은 어쩌면 하나의 자기 설득 과정인지도 모른다. “나는 이것 없이도 살아갈 수 있다"라고, 날마다 스스로에게 말하며 버티는 일 말이다.
이제 와서 깨닫는다. 후회 없는 인생이란 최선의 선택을 한 인생이 아니라, 내가 포기한 것들을 끝내 붙잡지 않기로 결심한 인생이라는 것을. 이제야 비로소, 그런 진실들이 하나둘 또렷이 보이기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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